오대산 정념 스님이 들려주는 행복한 불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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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사진 하지권
사진삽도인 하지권은 대학 졸업 후 월간 《샘이깊은물》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 해인사팔만대장경 사진 DB 작업을 시작으로, 일본 교토 남선사와 오타니대학의 초조대장경 사진 복원에 참여하는 등 ‘한국불교의 시각화 작업’이라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15년 동안 불교 사진을 찍었다.
현재 불광출판사의 월간 《불광》을 촬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전통산사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사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진 작업을 한 책으로는 『서울 북촌에서』,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 『에피소드 인도』, 『Korean Buddhism』, 『6 Ways to the Heart』 등이 있다.
저자(엮은이) 자현 스님은 동국대학교 철학과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율장)와 동국대학교 미술사학과(건축) 그리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선불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한국 고대사)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성균관대학교와 울산대학교 강사 및 동국대 교양교육원 강의전담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능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한불교조계종 월정사 교무국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울산 영평선원 원장, 월정사 부산포교원 원장 등을 맡고 있다.
학진 등재지 100여 편의 논문이 있으며 『사찰의 비밀』 등 30여 권의 저서가 있다.
2011년 발간한 『불교미술사상사론』(운주사)은 2012년 학술원 우수 학술 도서에, 2012년 발간된 『100개의 문답으로 풀어낸 사찰의 상징세계[상·하]』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에, 『붓다순례』는 2014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 도서(구 문광부 우수 도서)에 선정된 바 있다.
저자(글) 정념
저자 정념 스님은 1980년 탄허 스님의 맏상좌인 만화 희찬(萬化 喜燦)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1987년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했다.
1992년 오대산 상원사에서의 대중교화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는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강원도의 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선 수행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 스님은 1947년 화재로 소실된 상원사의 청량선원을 1992년 다시 복구하고, 2008년에는 월정사 내에 만월선원을 개원해서 수행정진 풍토를 일신하였다. 스님은 밖으로는 선원 스님들을 모시는 동시에, 스스로 한철도 빠짐없이 선원 결제에 참석해 투철한 정진에 매진하고 있다.
사찰 문을 활짝 열고 세상과 호흡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월정사 주지 취임 첫해인 2004년부터 실시한 단기출가학교는 지금까지 3천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거쳐 갔다. 이 가운데 출가자도 150명이나 배출되었다.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장, 중앙종회의원, 환경부 공원위원회 위원, 동국대학교 이사, 지구촌 공생회 이사, 성찬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거나 맡고 있다. 이밖에 강원 불교를 위해서 월정사 복지재단 설립 및 노인전문 요양시설 건립, 문수청소년회 창립, 각종 복지관 수탁, 자원봉사단체 발족, 소외계층 돕기 사업 등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또 오대산사고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의해 반출된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를 반환받는 환수위를 구성하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실록』과 『의궤』를 되찾아오기도 했다. 이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대중교화는 선원의 안거 수행을 통할 때 진정한 불교의 힘으로 발휘된다고 생각하는 스님은 참선과 대중교화라는 두 날개를 통해서 오늘도 붓다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쉼 없이 매진하고 있다.
목차
- 1장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한강의 시원 오대산 우통수于筒水와 금강연金剛淵
나옹 스님 이야기 1
나옹 스님 이야기 2
자장 율사와 오대산 적멸보궁
주원장과 박문수도 어찌할 수 없었던 땅
『화엄경』이 설해 놓은 부처님의 땅, 오대산
화엄도량 오대산에서 세계일화世界一花를 관조하며
2장 지혜가 있는 자는 깨달아 배부르다
문수보살이 어찌 청량산에만 있겠는가
산은 늘 푸르러 고요할 뿐이다
문수보살의 지혜로 흔들림 없는 마음을 성취하라
장애 없이 현실을 보는 눈
3장 발밑을 내려보라
마음 단속을 못하면 번뇌가 주인처럼 드나든다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마라
우주를 가리는 데 필요한 건 동전 딱 두 개
마음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흔적 없는 자취
진정한 완성과 행복을 위해 반성하라
부처님도 마음이 만든 대상
4장 삼 일의 수행이 천년의 보배
늦은 듯해도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있다
완전함을 무너뜨리는, 집착
다 고치지 못한 게송
일은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복은 스스로 지어서 받는 것
삼 일 닦은 마음이 천년의 보배
복 짓는 것도 습관이다
진정한 해탈의 대자유인
눈을 녹이는 봄빛과 같이 번뇌를 없애라
제아무리 뛰어난 자라도 허물은 있다
모든 곳에서 부처님을 보면 가피는 스스로 이른다
염불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5장 가을바람에 나뭇잎을 털어낸 나무처럼
오대산 단풍의 아름다운 회향
한 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가 가을임을 알겠네
떨어지는 낙엽이 전하는 부처님의 모습
단풍은 물듦보다 그 덕이 더욱 아름답다
설향 가득한 오대산의 겨울 안거
6장 입에 성내는 말이 없으면 아름다운 향기를 토한다
말의 향기로 세상을 바꾼다
오늘 그대는 몇 번이나 남을 칭찬하였는가
내용이 없으면 아무리 화려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나이 들수록 더욱 열린 귀를 가져라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7장 버리고 나누며 찾는 행복
보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
보시는 부자의 미덕이 아니다
많이 가진 것이 행복이 아니라 행복한 것이 행복이다
8장 깊이 새겨볼 옛이야기
요임금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
절세의 미녀 왕소군 이야기
소동파의 끄달림
잘못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던 안회 1
잘못을 두 번 반복하지 않았던 안회 2
노자가 가르쳐 주는, 세상을 보는 눈
금덩어리를 발견하고도 삼을 지고 간 사내 이야기
만물은 한 마리 말에 불과할 뿐
열한 살 왕양명이 깨친 진리
유·불·도의 같고 다름
9장 미래를 알고자 하면 바로 지금을 보라
변화의 시대를 넘어서는 방법
서구의 종말론이 주는 암울함
종말이 아닌 순환의 철학
부처님이 말하는 미래와 인간 행복
부처님께서 말씀해 주신 마하남의 미래
책 속으로
불교경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원숭이를 잡을 때 작은 병 속에 먹이를 놓는다고 합니다. 병 속에 있는 먹이를 잡은 원숭이는 그 음식을 잃지 않으려고 기어이 움켜쥔 손을 펴지 않아 결국 다가온 사냥꾼에게 잡히고 맙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으니 당연히 손을 펴고 먹이에 대한 욕심을 놓을 것 같지만 원숭이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혹시 우리 중에도 이렇게 원숭이처럼 살아가고 계신 분은 안 계신지요? 모든 것을 펴고 버림의 삶을 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풍처럼 쓰임이 있을 때는 푸른색으로 쓰이고, 더 이상 쓰임이 없다면 잡은 가지를 놓아 버리는, 집착을 여읜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쥐고 펴는 것이 자유로운 진정한 삶의 경계가 아니겠습니까!
《단풍은 물듦보다 그 덕이 더욱 아름답다》 본문 156쪽 중
부자가 되면 보시를 할 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은 덧없습니다. 보시는 차고 남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신을 버리고 탐착을 없애는 소중한 마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잡아함경』 권48에서 ‘가난만을 탓하며 보시하지 않는 것이 바로 가난의 고리를 끊지 못하게 하는 동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우바새계경』에서는 ‘국왕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보시하는 것이 아니며, 가난하고 궁색한 이라도 보시하지 못할 것은 없다. 제아무리 가난하더라도 한 몸뚱이는 있는 것이니, 이것으로 다른 이의 복 짓는 것을 능히 도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보시에 있어서 가벼운 것은 재물이며, 무거운 것은 마음입니다. 남을 배려해서 선을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지닌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보시행은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시의 공덕을 통해서 사후에 천상의 복락을 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모두가 함께라는 동체대비를 자각한다면, 부처님이 되는 성불도 비단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보시는 부자의 미덕이 아니다》 본문 188~191쪽 중
어떤 사람이 삼麻 짐을 지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금덩어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까지 지고 온 공이 아까워 금을 취하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문제는 삼을 지고 가면 금을 갖지 못하고, 금을 가져가자니 무게 때문에 삼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긴 망설임 끝에, 삼을 그대로 지고 가기로 했답니다.
언뜻 보기에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 같지만,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어도, 우리가 살아온 그동안의 타성적인 삶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 몸을 받아서 왔으면 정말 금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지극하게 수행이든 공부든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는 것이지요.
불교의 가르침은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가슴이 청량하게 열려야만 하는 것이지요. 가슴이 열리는 것을 명월흉금明月胸襟이라고 합니다. ‘가슴을 열어서 밝은 달을 띄운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렇게 해서 자기가 밝아지면, 자연히 세상의 어두움은 찾으려 해도 발견할 수 없는 것입니다.
혜능 스님은 『법보단경』에서, ‘하나의 등불이 능히 천년의 어둠을 없앨수 있는 것과 같이, 하나의 지혜가 능히 만년의 어리석음을 없앨 수 있다.(譬如一燈 能\除千年闇 一智能\滅萬年愚)’고 하셨는데, 항차 가슴에서 밝음이 나온다면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금덩어리를 발견하고도 삼을 지고 간 사내 이야기》 본문 222~224쪽 중
출판사 서평
오대산 정념 스님이 들려주는
행복한 불교 이야기
어떤 사람이 삼麻 짐을 지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금덩어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까지 지고 온 공이 아까워 금을 취하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문제는 삼을 지고 가면 금을 갖지 못하고, 금을 가져가자니 무게 때문에 삼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긴 망설임 끝에, 삼을 그대로 지고 가기로 했답니다.
언뜻 보기에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 같지만,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어도, 우리가 살아온 그동안의 타성적인 삶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 몸을 받아서 왔으면 정말 금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지극하게 수행이든 공부든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되는 것이지요.
불교의 가르침은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가슴이 청량하게 열려야만 하는 것이지요. 가슴이 열리는 것을 명월흉금明月胸襟이라고 합니다. ‘가슴을 열어서 밝은 달을 띄운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렇게 해서 자기가 밝아지면, 자연히 세상의 어두움은 찾으려 해도 발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금덩어리를 발견하고도 삼을 지고 간 사내 이야기》 본문 222~224쪽 중
이 책의 종이에는 물론 글자가 찍혀 있지만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말’이다.
정념 스님이 지난 12년간 오대산 월정사의 주지로 주석하면서 법을 청한 사람들과 서로 눈을 맞추고 호흡하며 만들어 낸 이야기들 중에 지혜, 보시, 수행, 행복 등을 소재로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준 ‘말’들을 고르고 엮은 것이다. 법문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때론 투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생생하고 그만큼 울림도 크다.
법문(法門)이 법문(法文)으로
이 책에 모인 법문은 모두 58개다. 그때그때 참여한 대중의 성격에 따라 다른 이야기들이 풀어졌고 법문의 형식도 다르니 분명 가까이 보이는 것도 있고 멀리 보이는 것도 있다. 때론 생활 법문이었고 때론 안심(安心) 법문이었다.
하지만 이 많은 법문을 수미일관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을 낮추라는 ‘하심(下心)’과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인 ‘보시(布施)’에 대한 강조다. 여기에 스님의 선지(禪旨)가 곁들여져 58편의 명법문이 탄생했다.
그렇다고 법문이 진중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북대에서 상원사로 내려오다 칡넝쿨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한 나한 때문에 오대산에서 쫓겨난 칡 이야기나 나옹 스님의 발우에 눈을 떨어뜨려 오대산에서 쫓겨난 소나무 이야기 같은 ‘전설 따라 삼만 리’도 등장한다. 특히 모두 9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장인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에는 이렇게 오대산을 거쳐 간 수행자들의 이야기와 설화가 재밌게 엮여져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본론에 해당하는 2장 「지혜가 있는 자는 깨달아 배부르다」, 3장 「발밑을 내려보라」, 4장 「삼 일 수행이 천년의 보배」는 각각 불교에서 무시로 이야기하는 지혜, 하심 그리고 수행에 대해 강조한 이야기들이 모아져 있다. 편안하지만 또 무게가 있다. ‘마음의 색안경을 벗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며 또 그 마음을 단속하지 못하면 ‘번뇌가 제집 드나들 듯’ 할 것이라는 경계는 불교를 믿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큰 울림이 있다. 그러면서 다다른 첫 번째 결론은 늘상 마음을 닦고 복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을 주는 수행자에게 왜 또 감흥이 없겠는가? 잠시 숨을 고르는 5장 「가을바람에 나뭇잎을 털어낸 나무처럼」에는 오대산 전나무가 모든 걸 훌훌 털어내 버리고 본 모습을 드러낸 모양에 무상과 함께 모든 것을 완연히 드러낸 수행자의 모습을 상상하고 성찰한다.
그리고 이 책의 두 번째 결론에 도달하는 6장 「입에 성내는 말이 없으면 아름다운 향기를 토한다」와 7장 「버리고 나누며 찾는 행복」에서는 성 안 내는 마음과 진실한 말 그리고 이걸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보시에 대해 강조한다. ‘나이 들수록 더욱 열린 귀를 가지라’는 부탁이나 ‘보시는 부자의 미덕만은 아니라’는 가르침은 아만심이나 이기심으로 물들어 더욱 강팍해진 세상에 던지는 윤리 지침이다.
법문에는 불교 이야기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낙안(落雁)’이라는 말로 유명한 왕소군 이야기나 ‘방비(放?)’라는 한마디 말 때문에 천리 길을 씩씩대며 달려왔던 소동파의 이야기는 인생무상과 마음 다스림의 지혜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 책은 마지막 9장 「미래를 알고자 하면 바로 지금을 보라」에 이르러 결론에 해당하는 말이 등장한다. “과거를 알고자 한다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보고 미래를 알고자 한다면 또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라.”는 충고다. 부처님께서도 하셨던 이 말은 바로 ‘현재, 지금’을 온전히 살 수만 있다면 과거에 끄달림이 없고 미래에 대한 확연한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알려 준다.
300여 장의 사진이 보여 주는 오대산의 아름다움
이 책에는 정념 스님의 글과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와 사찰을 사진에 담는 하지권 작가의 사진 300여 장이 함께 실려 있다.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는 중대, 너와집 수행처로 유명한 서대, 그리고 하늘이 터를 닦고 건물만 앉혀 놓은 것 같은 동대나 북대의 모습은 미처 올라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암자뿐 아니라 우통수와 금강연 혹은 사고 등 오대산의 깊은 역사와 빼어난 풍광을 알려 주는 사진도 함께 실려 있다.
독자들은 정념 스님의 글을 읽고 하지권 작가의 사진을 보며 전나무숲의 향기가 깊은지 수행의 향기가 깊은지 비교해 볼 수 있다.
조계종의‘히트상품 제조기’ 정념 스님
법문을 풀어놓은 정념 스님을 따라 다니는 별명 중 하나가 바로 ‘히트상품 제조기’다.
2004년 주지 취임 이래 3만기(12년) 동안 스님이 기획한 일들은 수행자에게나 세상인에게 화제가 된 일들이 많다.
취임 첫해인 2004부터 시작한 단기출가학교는 2015년 4월로 44기, 3천 명이 넘어섰다. 누구나 한 달간 스님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지내는 일이라 처음엔 무모한 기획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고 잘해봐야 서너 차례의 단발성 사업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기우였다. 현재 단기출가학교는 조계종의 대표적인 수행체험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단기출가학교를 거쳐 출가에 다다른 이도 무려 150명에 이른다.
본사 주지도 선방에 방부를 들인다는 획기적인 발상도 스님의 기획이다. 1992년 상원사 주지로 취임했을 때 스님이 맨 먼저 한 일은 1947년 화재로 소실된 청량선원을 복원한 일이었다. 정념 스님은 선원을 복원하고 제일 먼저 방부를 들였다. 2004년 교구본사인 월정사 주지로 취임하고도 선원을 세우는 일에 매진해 2008년 월정사 안에 만월선원을 완공했다. 만월선원에 제일 먼저 방부를 들인 사람도 정념 스님이었다. 본사 주지이지만 여름 한철, 겨울 한철 모두 6개월 동안은 선방에서만 지낸다.
국가적으로 주목을 받은 일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의해 반출된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를 반환받는 환수위를 구성하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실록』과 『의궤』를 되찾아온 공로로 2012년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이밖에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올라가는 옛길인 선재길을 복원하고 오대산 숲길 걷기 등의 행사를 만드는 등 사찰 문을 세상 밖으로 활짝 열었다.
지금은 월정사 입구에 6만여 평에 이르는 터의 땅을 고르고 있다. 바로 명상마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마음의 평화를 찾게 하겠다는 의지다. 완공되면 조계종 산하 시설로는 최대 규모가 된다. 또 하나의 ‘히트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구순안거(九旬安居, 90일간의 안거를 뜻하는 말)가 끝나고 해제하는 것은 정중(靜中) 공부가 끝나고 동중(動中) 공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동중과 정중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바로 월정사의 수행가풍입니다. 정중에서 힘을 얻어 동중으로 나가야 합니다. 동중 수행이 백만 배 더 소중합니다.”고 말하는 스님은 활발발한 이판으로서 그리고 모범적인 사판으로서의 모습을 두루 갖추고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946500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4월 12일 |
쪽수 | 256쪽 |
크기 |
172 * 220
* 16
mm
/ 55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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