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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투데이] ‘때밀이'로 나타난 문수보살 영험 도량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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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09-27 09:58 조회1,9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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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속에 꽃핀 사찰 창건설화] ‘때밀이'로 나타난 문수보살 영험 도량 상원사

한국의 불교에서 부처님 사리기도 영험 담의 씨앗은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뿌렸다. 신라 최고의 진골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 재상(총리)의 길을 버리고 출가했다. 이후 세계 문화 문명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당나라로 불교 유학길에 오른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五臺山) 기도 도량에서 간절한 기도 끝에, 문수보살이 현신한 스님으로부터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 등의 진귀한 성물(聖物) 함께 “신라의 동북방에도 오대산(五臺山)이 있고 이곳에 문수보살이 일만의 권속들과 함께 거처하니 돌아가서 찾아보라”라는 뜻을 전해 듣고 귀국한다. 귀국 후 자장율사는 대국통(大國統)이라는 신라불교 최고의 수장으로 추대되어 불교를 통한 국론통합을 도모했다. 

645년 일 년여에 걸쳐 수도 경주에 높이 80m에 이르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창건하고,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사리를 봉안했다. 위기에 처한 신라를 구하고 흔들리는 왕권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후 양산 통도사(通度寺)에도 불사리와 함께 부처님 가사를 봉안,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 중심부의 국론통합에 힘을 쏟았다. 탑과 절을 세워 민심 안정과 왕권 강화를 하는 대국통의 역량을 펼친 것이다. 
 
부처님 사리를 봉안한 오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은 흔적 없이 사라진 황룡사 9층 탑을 제외한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중대 적멸보궁,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와 사자산 법흥사로 여전히 사리 신화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중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상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로, 월정사와는 이웃하고 있다. 

상원사 사적기와 ‘오대산을 가다’ 등에 따르면 적멸보궁이 인접한 상원사는 자장율사가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사리를 봉안한 이후 왕위 계승의 혼란한 형국을 피해 오대산에서 기도정진 했던 효명 왕자가 훗날 왕위에 오른 뒤 부처님의 가피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오대산에서 형의 왕위 계승을 위해 기도하던 효명과 보천, 두 왕자는 어느 날 동쪽 봉우리인 동대에 올랐다가 아촉불을 비롯한 일만 관세음보살이 상주한 것을 친견하게 된다. 서대에서는 아미타불과 일만 대세지보살, 남대에서는 8대 보살과 일만 지장보살, 북대에서는 석가모니불과 일만 미륵보살 및 오백 아라한을 친견한다. 중대에서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한 일만의 문수보살을 친견하는 불보살의 가피를 받았다고 한다.  

오대산 5대를 돌며 기도한 후 지금의 상원사 터에서 자장율사가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사리를 봉안한 곳에 이르자 문수보살이 서른여섯 가지로 나타나는 모습을 친견하고 인근 계곡물인 우통수(于洞水)를 길어 매일 아침 예불 때 차(茶) 공양을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는 동안 신라의 수도인 경주에서는 신문왕의 장남이자 효명과 보천의 형인 효소왕이 갑작스럽게 죽는다. 신문왕은 후사를 찾아 장군 네 명을 오대산으로 보내 두 왕자를 급히 찾아올 것을 명한다. 왕명을 받은 장군들이 오대산에 이르자 오색구름이 하늘로 뻗치는 이적이 일어나고 그곳이 바로 효명 왕자가 기도한 곳이었다. 

두 왕자 중 보천 왕자는 끝내 경주로 돌아가기를 사양하고 오대산에 남아 수행하고자 하여 효명 왕자만 돌아가 왕위를 계승 받고 통일신라 태평성대를 연 성덕왕으로 즉위한다. 성덕왕은 왕위에 오르자 자신이 왕이 된 것은 부처님의 가피라 여기고 705년 8월 3일 친히 오대산에 행차해 진여원, 지금의 상원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이처럼 상원사와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성물인 정골사리를 봉안한 곳을 관리하는 역할을 했던 곳이다. 월정사(月精寺)는 한자 뜻으로 보면 달의 정기를 품은 절이다. 삼국유사에도 최고의 명당 처로 유일하게 월정사가 위치한 자리라고 꼽았다. “나라 안의 명산 중에서 이곳이 가장 좋은 곳으로 불법(佛法)이 길이 번창할 곳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상원사는 세조와 관련된 문수보살의 이적을 보여주는 목조 문수동자 좌상도 있다. 조카인 단종을 폐위하고 왕권을 탈취한 세조가 창병으로 고생하자 신미 대사를 포함한 스님들이 상원사 기도를 권한다. 이에 세조는 상원사 행차에 나서 계곡에 맑은 물을 보고 땀도 식힐 겸 목욕을 하려 하자 이때 어린 동자가 나타나 “제가 등을 밀어드릴까요?”하니, 세조는 그 어린 동자승에게 “어디 가서 임금의 옥체를 보았다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등을 민 뒤 동자승은 “임금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이 등을 밀어줬다고 말하지 말라”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 후 세조의 창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이 같은 부처님의 가피를 기리기 위해 세조는 당시 만난 동자승의 모습을 화가들을 시켜 복원케 하고 본인의 창병으로 인한 피고름 묻은 적삼을 목조 문수동자 좌상을 조성하는 복장 속에 봉안한 것을 지난 1984년 7월 복장 개봉 시 발견됐다고 한다. 

문수보살이 때로는 '때밀이 보살'로 현신해 세조의 왕위찬탈 과정에서 얻은 역병마저 치유해주는 자비의 영험담이 상원사에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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