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보성차밭 찬란한 빛의 향연… 한라산 눈부신 설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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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12-29 08:46 조회1,516회 댓글0건본문
‘황금돼지의 해’ 맞을 핫 플레이스, 어디로 가볼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은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시간이다. 집이나 회사 주변을 벗어나 의미 있는 곳에서 가족 또는 연인, 친구들과 오래 잊히지 않을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황금돼지 해를 앞둔 이번 연말에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가 펼쳐지는 곳이 적지 않다.
녹차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보성읍 한국차문화공원과 보성차밭 일원에서는 보성차밭빛축제가 열린다. 올해 16번째로 내년 1월 13일까지 축제가 벌어진다. 차밭과 차밭 능선, 비탈면 등에 특수 조명과 빛 조형물이 설치돼 오후 6시 점등 시간부터 화려한 영상미를 볼 수 있다. 물결과 같은 차밭 영상을 내는 은하수 빛터널과 실내 정원에서는 다채로운 레이저 빛쇼가 연출된다. 한국차박물관에는 고대부터 삼국, 고려, 조선시대,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차 문화와 유물을 전시해놓았다. 토요일에는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
인천으로 행선지를 정한 사람들은 월미도나 차이나타운에 이미 몇 번 가봤다면 영종도로 가보는 게 어떨까.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하거나 입국하고 나서 들러 봐도 좋은 곳이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 내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내년 2월까지 현대 미술 기획전이 열린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수집한 주요 미술품과 기획전을 선보인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와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달 14일부터는 디지털 첨단 기술과 감성 예술의 공존을 담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미디어아티스트 콰욜라의 개인전도 열리고 있다. 본인의 아시아 최대 규모 개인전이다. 야외 공간인 아트 가든에서는 가로 70m, 세로 20m의 건물 외벽을 스크린 삼아 구현되는 디지털 페인팅도 선보인다.
산이 많은 강원도는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연말을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대산의 대표적인 사찰인 월정사와 상원사, 대관령 양떼목장에 이르는 여정은 특히 강원도 평창 여행의 백미다. 월정사 입구 주변의 전나무 숲길은 국내 대표적인 걷기 코스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 배경지이기도 하다. 월정사 안에는 국보 48호인 8각9층 석탑 등 문화재가 넘쳐 난다.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자연으로 돌아가 한 해 동안 쌓은 스트레스와 피로, 잡생각을 떨쳐 내려는 가족, 연인, 친구, 나홀로족과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31일부터 내년 1월 1일, 1박 2일간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신청자들은 먼저 사찰 예절을 배우고 예불과 108염주 만들기 체험을 한다. 별빛 포행과 함께 비로봉 해맞이를 하고, 사자암에서 떡국공양도 한다.
월정사에 가면 반드시 찾아야 할 또 다른 사찰이 있다. 월정사에서 계곡을 따라 이어진 선재길을 따라 약 9km, 3시간가량을 트레킹하듯 올라가면 상원사가 나온다. 월정사의 말사(末寺)로 해발 1200m에 있다. 상원사에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36호)이 있다.
월정사 인근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은 산책로를 중심으로 탁 트인 경관을 자랑한다. 겨울에는 목장에서 뛰노는 양떼들을 볼 수 없지만 먹이주기 체험장과 축사에서 양들을 만날 수 있다.
겨울의 태백산도 새해맞이 명소다. 1567m 정상 장군봉과 천제단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연말이면 인파로 넘쳐난다.
동해안 최북단인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도 연말 깊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다. 기존 통일전망대는 북한 음식점으로 바뀌고 새로 지은 해돋이 통일전망타워가 28일 문을 연다. 기존 통일전망대보다 30m 높은 곳에 지어져 북한 땅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금강산의 대표 봉우리인 일출봉, 월출봉, 육선봉, 옥녀봉 등과 해금강 등이 보인다. 일출을 보려는 관광객들을 위해 새해 1월 1일은 오전 6시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거제도를 관광한다면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연말 나들이 코스로 지심도가 있다. 거제도 장승포에서 배로 15분 거리에 있다. 겨울이지만 섬 전체에서 11월부터 꽃이 피는 동백꽃을 접할 수 있다. 동백나무 탐방로는 산책하기 좋고, 몽돌해수욕장에서는 해안선을 따라 파도와 조류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깎여 형성된 해식절벽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광복 직전까지 일본군이 주둔했던 곳이어서 일본식 건물과 포진지 등도 남아 있다. 31일에는 배에서 새해맞이 해돋이를 보고 낚시를 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수도권에는 경기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이 ‘핫 플레이스’다. 잣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배경이 됐던 장소다. 이달 5일부터 오색별빛정원 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10만여 평 정원에 화려한 조명을 설치해 로맨틱한 분위기가 난다. 커플들이 인생 샷을 건지기에 딱 어울리는 분위기다. 주변에 남이섬, 자라섬, 쁘띠프랑스 등 명소도 많다.
제주도의 설경을 보고 연말 등산을 한다면 한라산 영실코스를 추천한다. 한라산 서남쪽으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로 영실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 영실휴게소∼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1700m)∼남벽분기점에 이르는 6km의 탐방로다. 7일부터 이틀간 눈이 내린 탓에 마치 설국(雪國)이 연상되는 절경을 볼 수 있다.
제주 애월은 드넓은 바다 절경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최근 애월 일대 해안도로를 따라 테마 호텔과 라운지 바, 이색 기념품·소품 가게 등이 생겨나면서 볼거리도 많아졌다. 양초(캔들)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생겼다. ‘캔들 속 제주’는 애월의 인기 소품 가게로 자리 잡았다. 채널A 예능프로그램 ‘도시어부’에 출연 중인 이덕화, 이경규 씨 등 많은 연예인이 다녀가면서 입소문이 났다. 제주를 상징하는 푸른 바다 배경에 제주 모래와 조개껍데기, 진주, 귤나무, 한라봉 등으로 양초를 만들어보는 체험장과 매장이 운영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