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언제까지 스님들을 산적으로 몰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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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11-17 08:38 조회1,950회 댓글0건본문
‘대(對) 불교 3대 악법, 무엇이 문제인가’ <上>
- 정부 일방적 자연공원법 강행
전통사찰, 국립공원 위상제고
국립공원 최대 기여자임에도
종교적 기능ㆍ권한 박탈당해
정부, 공원 내 사찰 보존지가
사유지라는 사실 알리지 않아
국민과 갈등 불거져도 ‘뒷짐’
정부-종단, 동등한 입장에서
현안 공유…논의구조 구축해
합당한 평가, 보상 이뤄져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제36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정부의 일방 통행식 불교 관련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우선 “정부는 최근 자연공원법 전부개정안 입법예고를 진행하면서 종단 및 사찰과 일체 협의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립공원의 핵심 탐방지역이 전통사찰 보존지임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종단을 배제시켰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 것이다.
입법예고한 자연공원법 전부개정안은 국립공원에 일방적으로 편입된 사찰 보존지를 잘 보존하고 관리해온 전통사찰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보상이 결여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당장 ‘국립공원’이란 용어부터 구역 내 모든 토지가 마치 국가 소유처럼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사유지 비율이 매우 높고, 그 중에서도 사찰 소유 토지는 전체 면적의 7.2%를 차지한다. 279.608㎢로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엄청난 넓이다. 특히 이 구역은 스님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우수한 생태환경과 문화경관이 보존 돼, 국민 건강과 복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오대산 월정사만 보더라도, 이영경 동국대 교수 등이 2015년 진행한 ‘국립공원 내 공원문화유산지구의 공익적 가치 평가 연구’에 따르면 국립공원 탐방객 581명중 95.8%가 월정사 보존지만 방문한 것으로 분석됐다. 원래 월정사 사찰진입로와 포행로를 그대로 국립공원 진입로와 탐방로로 사용하고 있고, 보존지 안에 월정사를 비롯한 9개 전통사찰, 사고와 문화재 30점, 8개 오대산 탐방코스 중 5개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 50여 년 동안 이러한 사찰 보존지가 불교 사유지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인식부재와, 전통사찰 보존지에 대한 방치로 애꿎은 불교만 종교적 기능과 권한을 박탈당하고, 재산권 행사에도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문화재구역입장료 문제 또한 전통사찰 보존지에 대한 형평성 있는 정책 부재로 빚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부에선 사찰 사유지는 즐기고 있으면서, 법에서 규정한 입장료를 징수하는 사찰을 가리켜 “통행세 받는 산적과 다를 바 없다”는 악의적 여론을 형성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종단은 이미 환경부가 발표한 이번 자연공원법 전부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일방적 공원관리 정책을 불수용할 것”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바 있다.
핵심 골자는 공원관리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부터 일방적인 정책 수립을 더 이상 하지 말라는 것과, 자연생태 위주 정책에서 생태와 ‘문화경관’의 가치를 함께 고려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점 단위’ 관리가 아닌 ‘면 단위’가 될 수 있도록 전통사찰보존지 전체를 공원문화유산지구로 확대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경 동국대 교수는 “국립공원이라는 명목으로 탐방객 편의와 만족을 주요 관리목적으로 수립하면서, 그 지역의 실제 법적 소유자로서 1000여 년 넘게 보존하고 관리해 왔던 사찰이 종교 목적을 위해 그 땅을 사용할 권리를 제한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형평성 있는 일이냐”며 자연공원 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공원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놔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존정책관은 환경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주요 쟁점들이 타결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442호/2018년11월21일자]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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